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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크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갑자기 땅이 꺼지는 ‘싱크홀’. 뉴스에서 종종 접하긴 했지만, 막상 우리 일상과는 거리가 멀게 느껴졌던 이 단어가, 이제는 누구에게나 ‘내 일이 될 수 있는 위험’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최근 한 방송사가 서울시로부터 받은 ‘싱크홀 위험 지도’를 공개했지만, 일부 자치구에서 임의로 제출한 자료라는 점, 그리고 서울시가 전체 자료를 공개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시민들의 불안과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싱크홀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는 배경에는 ‘부동산 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는데요. 이 글에서는 실제로 서울에 싱크홀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은 어디인지, 그 원인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를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았습니다.

     

    서울에서 싱크홀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은 어디일까?

    지표 투과 레이더 우선 정비구역도

     

    서울시는 2018년부터 지금까지 총 122건의 싱크홀이 발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특히 싱크홀이 자주 발생하는 지역의 특징을 보면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발견됩니다.

    • 한강을 중심으로 한 남쪽 지역 (특히 강남, 송파, 강동구 일대)
    • 충적층이 분포한 연약 지반 지역
    • 과거 하천이었거나 매립된 지역
    • 지하철 공사 및 대형 지하공사가 진행 중인 구역

     

    이 지도는 레이더로 지표를 투과하여 지반이 약한 곳을 우선 정비하고자 만든 지도로 싱크홀이 발생한 장소 지도 와는 무관합니다.

    잠실은 원래 한강의 섬이었고, 1970년대 매립 공사로 현재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강남 역시 과거에는 하천이 자주 넘치던 비옥한 논밭이었습니다. 이런 지역들은 대부분 지반이 모래, 자갈, 진흙 등으로 구성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약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지질 특성과 싱크홀의 관계

    전문가들은 “서울의 싱크홀 발생은 지질 구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고 말합니다. 특히 충적층이 두껍게 쌓여 있는 지역은 싱크홀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충적층이란 하천이 운반해 온 퇴적물로 형성된 지층인데, 단단하게 다져지지 않아 무게나 물의 흐름에 쉽게 무너질 수 있습니다.

    서울의 지반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 강남, 송파, 강동 등 한강 남쪽: 충적층이 깊게 분포된 연약 지반
    • 강북 지역: 화강암 기반이지만 풍화된 지층이 많아 완전히 안전하진 않음
    • 강서, 구로 등 서남부 지역: 편마암, 편암 기반으로 보이지만 오래되어 암석도 비교적 약한 편

    이처럼 서울 전역이 싱크홀 발생에서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는 점은 우리들에게 더 큰 경각심을 안겨줍니다.

     

    싱크홀의 발생 원인은 무엇일까?

     

    단순히 지질 구조만으로 싱크홀이 발생하는 건 아닙니다. 전문가들은 싱크홀 발생 원인을 다음 세 가지로 꼽습니다.

    1. 지질적 특성: 앞서 설명한 것처럼, 지반이 연약하거나 지하수가 풍부한 지역
    2. 노후된 상하수도관: 물이 새면서 토사를 함께 빼내 싱크홀이 발생
    3. 지하공사 및 대형 구조물 건설: 물길이 변경되면서 지반 약화

    가장 큰 문제는 무분별한 지하 공사입니다. 실제로 최근 강동구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은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습니다. 2023년 연이동에서 발생한 싱크홀도 지하 배수 터널 공사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공식적으로 “노후된 하수도 관”을 주 원인으로 설명하고 있어,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여름철 집중호우, 싱크홀의 또 다른 원인

    기후 변화로 인해 매년 여름 반복되는 극한 호우 역시 싱크홀 발생을 가속화시키는 요인입니다. 많은 비가 짧은 시간에 집중되면, 물이 지반 속으로 빠르게 스며들면서 토양을 침식하고, 지하 공간을 만들어 싱크홀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름철인 7월과 8월에 싱크홀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대규모 공사가 진행 중인 지역에 폭우까지 겹치면, 그야말로 싱크홀 위험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서울시는 왜 싱크홀 발생지역과 관련하여 위험 지역을 전면 공개하지 않는 걸까?”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과 시민단체는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격 하락을 우려해 서울시가 위험 정보를 일부러 축소하거나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싱크홀은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정보가 공개되어야 주민들도 경각심을 가지고 대비할 수 있고, 공사 업체들도 보다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마무리 

    싱크홀은 천재지변이 아니라 인재입니다. 지하공사를 철저하게 설계하고 공사 전후로 정밀한 지반 조사를 하고 노후 관로를 지속적으로 주의 깊게 교체하며 싱크홀 위험 지역을 주민들에게 미리 투명하게 알린다면 충분히 피해를 최소화하고 예방할 수 있는 사고입니다.

    지금 서울의 지하에서는 오늘도 대규모 공사들이 진행 중입니다. GTX부터 시작해, 신설 지하철, 대형 터널 등 우리의 발밑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게 뚫려 있는 상황입니다. 서울시가 위험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면, 시민들도 이를 근거로 좀 더 조심하고 공공의 눈으로 감시를 할 수 있습니다.  싱크홀은 언제, 어디서든 발생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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